본문 바로가기

60대 이상 성인 스마트폰 사용

70세 아버지의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문맹탈출기

 요즘 스마트폰은 전화와 메시지를 넘어 생활의 모든 부분을 담아내는 작은 컴퓨터와도 같다. 하지만 고령자에게는 여전히 ‘어렵고 복잡한 기계’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60~70대 이상 어르신들은 스마트폰을 단순히 전화를 받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사진을 찍거나 인터넷을 보는 정도로 활용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삶의 기록을 남기고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가는 훌륭한 도우미가 될 수 있다.

70세 아버지의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문맹탈출기

이번 글에서는 실제 70세 아버지가 ‘스마트폰 일기쓰기’에 도전한 사례를 소개하려 한다. 디지털 문맹이라 불릴 만큼 기계에 서툴렀던 아버지가 어떻게 하루하루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것이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살펴본다. 단순히 글쓰기 방법을 넘어, 스마트폰 일기가 고령자에게 주는 심리적 안정감, 기억력 훈련, 자존감 회복 효과까지 이야기할 것이다. 또한 독자분들이 직접 부모님과 함께 시도해 볼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과 가족이 도와야 할 팁도 단계별로 정리한다.

 

 

 

70세 고령자가 스마트폰 일기쓰기를 시작한 계기

 

아버지는 올해 일흔을 맞으셨다. 스마트폰은 5년 넘게 사용했지만, 주로 전화와 문자만 이용했다. 카카오톡은 손주가 사진을 보내줄 때만 열어보고, 인터넷 검색은 거의 하지 않았다. 늘 “이런 건 내 세대에는 어려워”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억력 감퇴가 걱정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셨다.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자주 잊고, 며칠 전 무슨 일을 했는지 가물가물해 하셨다. 그때 나는 작은 제안을 드렸다. “아버지, 매일 스마트폰으로 짧게라도 일기를 써보세요. 글을 쓰면 기억력이 좋아지고, 하루를 돌아보는 힘도 생겨요.”

처음에는 “내가 그런 걸 어떻게 하냐, 글쓰기는 젊은 사람이나 하는 거지”라며 고개를 저으셨다. 그러나 손주가 “할아버지가 일기 쓰면 내가 나중에 읽어보고 싶어”라고 말하자 마음이 움직이신 듯했다. 결국 가족의 권유와 스스로의 필요가 맞물려, 스마트폰 일기쓰기 도전이 시작되었다.

 

 

 

60대 이상 고령자가 스마트폰으로 일기를 쓰기 위한 준비와 도전의 첫걸음

 

일기를 쓰기 위해 가장 먼저 선택한 앱은 기본 ‘메모장’이었다. 별도의 회원가입이 필요하지 않고, 앱을 열면 바로 글을 쓸 수 있어 어르신들에게 가장 적합했다. 글씨 크기를 크게 조정하고, 키보드도 ‘큰 글자 키보드’로 변경해 드렸다. 글을 쓰는 대신 음성 입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아버지는 처음에는 키보드를 두드리기 힘들어하셨지만, “말하면 글자로 바뀐다”는 기능을 알게 된 후 조금씩 흥미를 보였다.

첫날 일기는 단 한 줄이었다. “오늘 아침에 시장에 다녀왔다.” 단순하고 짧았지만, 스스로 스마트폰으로 기록을 남겼다는 사실이 아버지에게 큰 성취감을 주었다. 둘째 날에는 “점심에 김치찌개를 먹었다. 손주가 와서 즐거웠다”라고 적으셨다. 글의 길이는 여전히 짧았지만, 그 속에는 하루의 기억과 감정이 담겨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일기쓰기 한 습관이 가져온 변화

 

일기를 꾸준히 쓰면서 아버지의 생활에는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우선 기억력 향상이다. 매일 무엇을 했는지 기록하다 보니, 최근 일들을 더 잘 떠올리게 되었다. “어제는 무엇을 했더라?”라는 질문에 머뭇거리던 모습이 줄어들고, 일기의 내용을 근거로 또렷하게 대답하셨다.

두 번째는 감정 표현 능력의 변화였다. 평소 말수가 적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아버지가 일기를 통해 기분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 기분이 상쾌하다”, “손주가 웃어주니 마음이 따뜻하다” 같은 문장을 적으면서, 본인 스스로도 기분이 정리된다고 말씀하셨다.

세 번째는 자존감 회복이다. 아버지는 늘 “나는 요즘 세상에서는 쓸모없다”라는 자조적인 말을 하곤 하셨는데, 일기를 쓰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았다. 손주가 일기를 읽어보고 “할아버지 글씨 멋있어요”라고 말했을 때, 그 미소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가족이 함께 도와야 할 부분과 실천 팁

 

아버지가 일기를 꾸준히 쓸 수 있었던 데에는 가족의 역할이 컸다. 매일 저녁 식사 후, “아버지 오늘 일기 쓰셨어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때로는 일기 주제를 함께 정해 드렸다. “오늘은 점심에 드신 음식 이야기를 적어보세요”, “손주와 한 일 중 기억에 남는 걸 써보세요”와 같은 구체적인 질문은 글쓰기를 쉽게 만들었다.

또한, 기술적 지원도 필수였다. 스마트폰 글씨 크기를 조정하고, 음성 입력을 활용하는 방법을 여러 번 알려드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칭찬이었다. 단 한 줄만 써도 “오늘도 일기를 쓰셨네요, 정말 대단해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칭찬은 동기부여가 되어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가족은 정기적으로 아버지의 일기를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눴다. “어제는 날씨가 좋으셨군요”, “김치찌개가 맛있으셨나 봐요” 같은 짧은 반응도 아버지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이렇게 가족의 관심과 참여가 어르신의 새로운 습관을 정착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스마트폰 일기쓰기는 단순히 글을 기록하는 행위가 아니다. 고령자에게는 기억력을 지켜주고, 감정을 표현하게 하며, 자신감을 회복하게 만드는 강력한 도구다. 70세 아버지의 사례처럼, 처음에는 한 줄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글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

스마트폰은 여전히 어르신에게 낯선 도구일 수 있지만, 작은 시도 하나가 큰 변화를 이끌어 낸다. 가족이 옆에서 조금만 도와주고, 꾸준히 칭찬해 준다면 누구나 일기쓰기 습관을 가질 수 있다. 오늘부터 부모님과 함께 스마트폰 일기를 시작해 보자. 하루 10분의 기록이, 남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씨앗이 될 것이다.